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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을 고를때 물론 나도 표지에 그림스타일을 본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겠지만- 나는 좀 선이 적은 그림이 들어간 책들에게 호감을 느낀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순정만화들이 지나치게 화려하지않은 책들이었기 때문이다. 어렸을땐 그래도 화려한 만화책들을 읽긴했었는데 가면 갈 수록 그림보다는 내용을 많이 따지는것같다. 로맨스가 들어간 만화책을 거의 안읽는다. 순정만화라고도하지?

 

 그래도 만화책처럼 쉽게 술술읽기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없기때문에 가끔씩 만화방에 들린다. 코난이나 원피스, 블리치, 차나왕 등등 소년만화를 많이 읽는데, 순정도 재미있는건 재미있기때문에 한번 마음을 먹고 책을 찾아봤다. 그러다가 발견한게 피아노의 숲이었다. 재미없을지도 모른다는생각에 일단 두권만 빌려서 읽었는데, 묘한 매력이있다. 지금은 14권까지 다 읽은 상태. 훗.

 

 이찌노세 카이라는 피아노 천재소년의 이야기. 카이의 집은 숲의 가장자리라고 불리는 사창가이다. 카이의 엄마도 거기서 태어났고 카이도 마찬가지이다. 카이네집 숲쪽 창문 옆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그 나무가 가지를 뻗어 창문과 숲을 연결해준다. 코흘리게 어린시절부터 카이는 그 나무를 타고 언제든지 숲에 갈 수 있었다.  그 숲에는 버려진 피아노가 한대 있었고 카이는 숲에서 심심할때면 항상 피아노와 함께 놀았다.

 

 시간이 흘러 카이는 10살 소년이되었고, 슈우헤이라는 도쿄의 부잣집 도련님이 카이네 학교로 전학을 왔다. 슈우헤이는 아버지를 따라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했다. 그들은 친구가 되서 숲에 함께간다. 그리고는 슈우헤이는 숲의 피아노를 치는 카이를 보고 카이의 음악을 듣게된다. 그리곤 카이를 자기의 최고의 피아노 라이벌로 삼는다.

 

 슈우헤이는 피아노를 완벽하게 칠 수 있다. 하지만 카이가 치는 것과같은 감동과 떨림이 자신이 치는 피아노에서는 느껴지지않는다. 자신의 피아노를 찾아라라고 선생님은 매번 반복해서 말하지만 그 피아노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자아이처럼 예쁘고 귀엽고 모험심이 강한 카이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슈우헤이의 자신의 피아노를 찾기위한 고뇌가 훨씬 마음에간다. 예술가들만이 자신의 스타일을찾는게 아니다. 세상의 모든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있고 스타일을 찾고있고 찾아야한다. 솔직히 나도 나의 스타일을 찾고 싶다. 내가 지은 건물은 사람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내가 추구하고싶고 추구하고자하는 건 뭘까. 이 책을 보면서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슈우헤이는 슬럼프에 빠져버린다. 피아노를 치고 싶어도 건반위에선 손이 움직이질않는다. 어떤 계기로인해서 슈우헤이는 슬럼프에서 벗어나 건반을 치기 시작할때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아 내가 이렇게도 피아노가 치고 싶었구나...' 이 장면을 보면서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다. 어린시절부터 피아노를 쳤었지만 카이라는 천재소년앞에서 슈우헤이는 자신을 잃고 있었다. 단지 카이보다 더 잘치고 말거야라는 다짐하나로 계속 피아노를 쳐왔던것이었다. 자신의 피아노를 찾았어도 슈우헤이는 카이를 이기겠다는 신념은 있었지만 피아노를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했는지를 깨달으면서 슈우헤이는 자신감을 얻었다. 카이를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카이가 출전한 쇼팽콩쿠르에 자신도 출전해서 드디어 슈우헤이는 카이와의 승부를 시작했다.

 

 하고 싶은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세계에는 얼마나 재능있는 사람들이 많은지. 피아니스트들은 피아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유로운 피아노를 치는 카이의 천재성을 콩쿠를에서 어떻게 봤는지. 등등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는 정말 많다. 그만큼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생각한 것도 많고 느낀것고 많다. 정말 만화책에서 이 많은걸 느낄 수 있을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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