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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야마자키 가는 길 아침 10시.
3박 4일 퍼스트 캐빈에서 묵었다. 오늘은 마지막날. 짐을 싸려고 보니 바지 한벌이 없다. 어제 오전에 옷걸이에 걸어놓고 나간 것 같은데, 누가 들어와서 훔쳐갔나보다. 아침부터 찝찝하다. 카운터에가서 직원에게 바지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기서도 특별한 대책이나 CCTV를 돌려보거나 그러진않았다. 그냥 자기네들은 모른다며 죄송하다고 -_-

바지가 고가는 아니었다. 일하면서 편하게 입으려고 산 만원에서 이만원정도 하던 바지였던것 같은데, 혹은 더 비쌌을 수도... 옷이 베기라거 핏은 나는 편이지만 특별히 예쁘거나 질이 좋지도 않았다. 퍼스트 캐빈에서의 추억거리로 가져갔냫!! 이 개놈아. -_-+

어제 라이딩은 정말 재미있었다. 내리막길에서 미끄려서 내려가는 그 즐거움이란 ㅋㅋㅋ 뭔가 오랜만에 뻥 뚫린 기분이었달까.
모테키의 그 남자주인공의 기분을 알 것 같기도... ㅎㅎㅎ 

일지 中


1. 교토: 오오야마자키 산장미술관


오오야마자키역에서 내리면 산장미술관에 가는 셔틀버스가 있다. 돈은 안내도 되고 무료승차인데 정원이 있다. 한큐오오야마자키역에서 내리면 빈차를 타는 것이기 때문에 무난히 탈 수 있지만 JR 에서 내리면 못타는 경우도 있다. 물론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이긴 하지만 산장 미술관이라는 이름답게 산속에 있으니 미친 오르막길의 연속이라서 갈때는 되로록이면 버스를 타는게 좋다.

버스를 탔는데 벌써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 천지... -_-
터널앞에서 내려서 산장까지 걸어올라가는길도 무척 예뻤다. 산장미술관에 도착하니 할아버지들이 사방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본관은 유럽풍의 건물이고 내가 보러온건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별관.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는 열차같은 느낌도 든다. 뭔래 정육면체나 기하학적인 형태를 좋아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안도다다오 건물들을 보면서 기하학적인 형태도 콘크리트도 절대 자연배타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자연친화적인 건물은 형태나 소재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자연을 그대로 받아 들이는가 하는 문제란걸 알게됐다.


안도다다오의 건물중에 사진 중에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듯한 좁고 깊은 계단.



본관 2층이었나? 테라스에서 볼 수 있는 광경. 도시와는 또 다른느낌의 경치.


만약 저 돌들이 없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것 하나가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구나.






올때는 걸어 내려왔다. 아... 이 시골스러움 참 좋구나 ^^


아침도 못 먹고 간 상태라 그냥 역 근처 카페에서 점심을 먹었다. 카페 런치를 먹었는데, 대단하고 특별할 것 없는 진짜 소박한 점심이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참 이 동네에 잘 어울린다는 생각과 이 카페 오빠들 참 멋졌지... 라는 생각? ㅎㅎㅎ


JR 야마자키역 이었나? 역이름은 잘 기억 안나는데, 역 근처에 참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았다.
역 왼쪽에 보이는 데일리에서 간식거리 사들고 룰루랄라.




2. 교토 : Time's


헤맸다. 엄청 걸었다. -_-
나는 분명 사전에 지도를 뽑아갔다. 근데, 하루만에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다. 그래서 가와라마치역 산조미치 근처라는 어렴풋한 기억에 의존한채 걸었다. 강근처에 있다는것만 믿고 가와라마치역에서 내려서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왼쪽일까... 오른쪽일까... 고민하다가 나는 왼손잡이니까... 왼쪽이 편해서 그냥 왼쪽으로 걸었다. 계속 걸었다... 근데 안나오는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되돌아서 오른쪽으로 걸었다. 근데, 점점 천이 좁아지고 있었다.

반쯤 포기한상태에서 강가 구경이나 하자며 강가로 가서 다시 왼쪽으로 걸었다. 가다보니 강을 건너는 다리들의 이름이 붙어있는 안내판이 보였다. 거기서 아마 산조라는 한자를 본것같았다. 그래서 그 다리가 있는 곳으로 걸었다. 걷다보니 산조역이 보였고 다리 위로 올라가서 왼쪽을 보니... 타... 타... 타임즈가 있었다!!!!! ㅠㅠㅠ


타임즈안에는 카페도 있고 옷가게도있고 미용실도 있는 것 같았다.


너무 지친 나머지 그냥 사진은 대충대충 찍고 카페안으로 들어갔다. 앉아서 케익세트를 먹었다. 1,050엔이었나? 초콜렛쇼콜라였나? 아무튼 비슷한거랑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먹으면서 정말 감상에 젖어있었다. 여기를 찾으면서 중간에 포기하고 기요미즈데라로 가야하나라는 생각도 했었다. 결국 이날 계획했던 기요미즈데라를 가지는 못했지만 카페앉아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다. 꿈꾸던 선망하던 장소에 와서 그안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는 사실자체가 내 인생의 큰 힘이 될 것 같았다.

남들보다 실력없고 성실하지 못해서 자괴감에 빠졌을때 이날의 이 기억은 내게 큰 자부심이 될 것 같았다. 나를 다시 믿을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힘이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가는 길에
저 목조주택이 참 교토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건물들이 그냥 일반 주택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음식점도 꽤 많았다. 창문이 어찌나 반짝거리던지 ...







3. 게스트 하우스 우엔


숙소를 옮겼다. 여성 드미트리 2층이어서 오르락내리락할때 좀 불편하긴했는데, 잘때는 편했다.
올라올때 무릎에 멍이 들긴 했다만 .... -_-
전자사전으로 라디오를 틀어봤다. 딱 두개 채널이 들리는데 그나마 채널중 하나가 내 취향이라서 다행이었다. 티비가 없는 곳이라서 심심하기도했고 소심녀다보니까 카페 내려가서 말도 잘 못걸겠고, 그냥 방에서 일찍 잤다. ㅎㅎㅎㅎㅎㅎ

첫날 맞은편은 금발의 외국인이었고 둘째날은 아시아쪽 사람같았는데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은 아니었던것같다. 근데, 게스트 하우스 곳곳에 한국사람 꽤 많은 것 같았다. 외국에서 같은나라 사람을 만났는데, 왠지 어색해 ... -_-


이곳에서 묶은 사람들의 메세지.


이곳 스텝이었던 에리상이 일본어 잘한다고 대단하고 해줬다... -_-)v
정말 1층 샤워실은 일어설 수도 없는 곳이긴했지만 그냥 색다른 체험이었달까... 다음에 가면 2박 정도는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5박 6일로 간다면 다른 3박은 호텔에서 - ^ ^


4일째: (숙박비제외 스루패스 반값포함) 6,023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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