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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Book

낙원 / 미야베 미유키

리앤 2011. 7. 4. 01:23


솔직히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모방범 시리즈도 그렇고 이야기 전개의 두서없음에 좀 아쉽기는 하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배경이 두개 이상으로 진행되고 어느 순간 그 두 이야기가 만나면서 느껴지는 전율. 이 것을 노렸다기에는 만남의 하이라이트가 너무 약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의 특징이 갈라진 몇가지의 이야기가 하나로 만나는 것이 었고 그 전율을 위해서 책을 읽는다해도 과언은 아니었기에 미야베 미유키식의 이야기풀이에 아쉬움이 남는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2권 끝부분에서는 힘이 너무 빠져서 백페이지도 남지 않았는데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냥 덮어버리고 싶었다. 진실이 밝혀지고 두 이야기가 만나는 지점을 그렇게 망쳐놓을 수 있는건가? 싶었다. 영혼이 빨려들어갔다고?

내가 그런 사이코메트리에 특별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혼이던 귀신이던 초능력이던 이야기 풀어내기 나름인데 그 뜬금없음에 맥이 풀리고 이렇게 말하는건 스스로가 바보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배신당한 기분이었고 뒷통수를 맞는 기분이었다.

다분히 이과적인 정신으로 알 수 없던 현상이 알고보니 이런저런 속임수였다라는 내용은 찬양하지만 정말 리얼리티한 세계에서 느닷없이 이름하나 들었다고 그렇게 되는건 좀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심지어 그런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티비에 나오는 걸 보면 일명 '접신'을 하기위해서 온갖 주문을 외워대고 분위기를 그럴 듯하게 구성하면서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말이다. 

심지어 히토시와 관련된 사이코 메트릭 이야기에서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 납득까지 했다. 원작자가 어떻게 표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번역판에서 '체험'이라고 해놓고 영혼이 곁에 있다, 같은 핏줄이니까, 그렇게 쉽게 납득하고 넘어갈 부분인가? 주인공인 그 저널리스트가 말로 만 듣던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그 모습을 실제로 두 눈으로 봤는데 그렇게 ~니까 라고 쉽게 넘겨버렸다는 것 자체도 황당하다.

시작은 거창하게 해놓고 수습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떡밥 잔뜩 뿌려놓고 설마 설마 했던 누군가의 꿈이었다는 결말의 드라마를 접한 기분?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에서 기대한건 전작 모방범에서 3권으로 풀어낸 리얼리티였다. 복잡한 인간사가 그럴 듯하게 그려져있는 리얼리티. 이렇게 배신 때릴 수 있는건가 싶으면서 장점이라곤 떠오르지 않는다. 히토시가 귀엽게 생겼다고 표현해줘서 그 부분에서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귀여운 소년의 얼굴을 떠올렸던 부분 뿐이 생각 나지 않는다.



낙원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미야베 미유키 (문학동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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