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잘 지내니, 루돌프? / How Are You Doing, Rudolf Ming?

· 감독 로버츠 루빈스 
· 제작국가 라트비아 
· 제작년도 2010 
· 러닝타임 60min 
· 원작언어  
· 방영일시 2011-08-19 21:00 
· 상영시간 아트하우스 모모 2011-08-20 19:25
롯데시네마 9관 2011-08-22 12:40
롯데시네마 아르떼관 2011-08-25 14:25  

12살 소년 루돌프의 취미는 공포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루돌프의 영화는 필름이 아닌 종이 위에 펜으로 직접 그린 것으로, 제작부터 음향, 대사까지 모두 혼자 도맡아 한다. 그의 영화를 본 마을의 신부는 성경에 나오는 시몬에 대한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루돌프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어느 소년의 특별한 성장기다. 개구쟁이 열두 살 소년 루돌프는 덫을 놓거나 폭발물을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 또래와 어울리기보다는 다소 폭력적이고 위험한 것들에 관심을 보인다. 게다가 호러 필름 마니아다. 엉뚱하게도소년은 영화를 제작하는 취미를 갖고 있다. TV에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를 본 이후, 호러 필름을 직접 만드는 일에 착수했다. 하지만 필름으로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 위에 직접 펜으로 그려넣는 작업을 한다. 마치 필름처럼 종이 롤을 만든 후 프로젝터로 상영하는 방식으로 자기만의 영화를 창조해낸다. 상영하는 동안 변사처럼 대사, 내레이션, 효과음을 모두 담당하기도 한다. 일종의 종합 퍼포먼스다. 어느 날 마을 신부는 그의 영화를 보고 나서, 성서의 삼손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이때부터 루빈스 감독의 카메라는 영화 작업에 빠져든 소년의 일상을 추적한다. 루돌프의 정성이 담긴 필름은 마침내 성당에서 상영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상상의 세계에 빠져 실제 사회와 거리를 둔 소년에게 신부는 전혀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분신인 영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준다.“비극만을 추구한다”는 소년에게 신부는 소중한 가르침을 선사한다. (전종혁)


젊 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TV와 광고연출 외에 단편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라트비아 문화아카데미에서 TV 연출을 공부했다. 감독은 라트비아 TV방송에서 지식 관련 및 어린이 프로그램 연출 최우수상을 받고, 'Nature Concert Hall- Graphis Scripta'라는 작품은 라트비아 최우수 음악 다큐멘터리 상을 받았다.


[리뷰]


너무 개성이 넘쳐서 다가서기 어려운 소년, 루돌프. 해변에 함정을 만드는 걸 즐기는 루돌프는 자기가 만든 함정에 자기가 자주 빠지곤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다른 사람들은 위험하게 유리조각도 넣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루돌프의 형에게 다리에 난 상처는 무엇이냐고 물으니 함정에 빠졌다고 말하며 그 안에 유리조각에 긁혔다고 했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렇게 조금은 위험한 장난을 하고 다니며 딱보기에도 예민해보이는 얼굴의 소년.

말수가 적고 무슨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루돌프의 친구는 성당의 목사님이다. 목사님과 영화이야기를 하다 그가 영화를 보여줄수 있냐고 묻자 창문을 까만 천으로 봉한뒤 조그만한 영사기에 직접 기름종이에 그린 필름을 넣고 상영을 시작한다. 장르는 공포영화. 각종 효과음과 대사들을 본인이 직접 표현하고 손으로 필름을 돌린다.

대본도 없이 직접 모든 대사를 외우고 있는 것, 콘티도 없이 한컷한컷을 바로 생각해서 그리고 편집하는것, 그리고 중요한 스토리를 생각하는 것. 처음에는 별거 있나싶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왠만한 열정없이는 하지 못할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소년의 표정이 인상깊었다. 그림 속 주인공들이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있는 듯이 영화속에 빠져있는 얼굴.


그렇게 자신의 세계 속에 빠져있는 루돌프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소통하는 것을 알려 주고 싶었는지 목사님은 한가지 제안을 한다. 성경 속 삼손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서 교회에서 상영하는 것. 루돌프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작업에 들어간다. 우선은 기름종이 자르기. 많은 시행착오 끝에 가장 적당한 필름의 폭을 정했다던가 요즘 테이프는 좋아서 그냥 붙혀도 된다던가. 이것 저것 자신만의 노하우가 쌓여있는 모습이 여느 영화 스태프 못지 않다.

기나긴 작업을 하다가 잠시 어머니를 도와 감자를 깍으러 간 사이 형제들은 루돌프가 작업하던 자리에있던 큰 종이 위에 펜으로 낙서를 한다. 그냥, 물끄러미 지켜보던 루돌프는 갑자기 내 싸인펜 건들지 말라고 성질을 부린다. 그 자리에 다시 자리잡고 않아.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다보니 단편적인 형제들의 그림과는 달리 연속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루돌프가 다르게 보인다.

사랑이야기는 싫다는 공포영화 매니아. 그 소년이 과연 앞으로 어떤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게 될지 기대된다.

'리뷰 > Docu' 카테고리의 다른 글

[EIDF 2013] 쓰나미 후에 오는 것들  (0) 2014.01.18
신은없다 (Religulous) [090203]  (0) 2009.03.14
[EIDF 2008] 프리헬드/Freeheld [080928]  (0) 2009.03.14
댓글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