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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써보는 다큐리뷰입니다. 참 한동안 다큐를 보지 않았네요.

2013년 1년동안 얼마나 바보같이 생각을 안하고 살았는지.

야근을 줄창하다보니 복잡한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지더라구요. 그래도 EIDF는 정말 정말 사랑하는 다큐멘터리 축제이기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몇가지를 챙겨봤고 그래도 하나도 놓치지않고 다 보고 싶어서 챙겨놨고 이제 그것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천천히 올해 EIDF가 시작할때까지 리뷰를 써보는것에 올해! 목표 중 하나입니다.


올해의 EIDF는 저의 최대 관심사인 건축이 들어가 있어서 정말 환영했는데 일하냐고 극장에서도 티비에서도 챙겨보지 못한게 너무너무 아쉽습니다. 건축에 관련된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쓰나미 후에 오는 것들


일본... 방사능... 정말 내 인생 평생을 따라 다닐만큼 속상하고 슬픈일이다.
나는 일본의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명이고 그 문화를 즐기고 싶어서 일본어 공부를 했고 워킹홀리데이이건 공부건 뭐건간에 일본에서 꼭 한번, 특히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는 도시인 오사카에서 살아보고자하는것이 버킷리스트 중에 한가지 였는데 정말 아쉽다고 말로 표현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3.11 재난


그 말하기 어려운 현시대의 최대의 재난을 품고 있는 일본의 후쿠시마.

그 곳에서 나고 자라 영국에서 살고있는 감독은 재난이 있은 후 변해버린 자신의 고향을 찾아왔다. 예전에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작은 마을이었던 고향. 온갖 추억들이 녹아있던 그곳은 지금 사람이 살 수없는 폐허로 남아있다.


감독은 후쿠시마 피신구역에서 지내고 있는 고모와 주변사람들을 만나 쓰나미가 지난 후에 사건들을 관찰하고 있다. 감독의 고모님은 후쿠시마 나미에 마을에서 결혼식장 및 장례식장, 빵집을 운영하고 있던 그 누구보다 일을 사랑하던 분이었다. 정말 바쁘지만 정말로 일하기를 좋아하시던 고모님은 지금 그저 들어갈 수 없은 그곳 주변을 멤돌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재난, 방사능의 위험성 보다는 재난의 피해자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어째서 그들은 비난 받아 마땅한 도쿄전력을 도쿄전력상이라고 부르며 믿고있는가 부터 시작해서 나미에라는 작은 마을속에 숨겨진 이야기. 그 마을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리고 떠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상을 보면서 세대차이를 느꼈는데 어떤 부분이냐면

젊은이들은 아, 이제 저곳은 더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곳이구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곳에서 새삶을 시작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기성세대들은 언제쯤 돌아갈 수 있을까는 생각을 하며 그 주변을 멤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분들의 평생의 추억과 인생이 저곳에 있는데 어떻게 쉽게 작별을 할 수 있겠나싶었다. 정말 슬픈일이다.


그런데 의아하게도 사람들에게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다. 나의 모든것이 한 순간에 사라졌는데 어째서 화를 내지 않는 것일까. 그냥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어서 참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영상의 후반부로 갈 수록 사람들의 감정이 격양되어가고 있음을 느꼈고 방사능 피해지역을 가리키는 지도를 받고 나서야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곳이라는 실감이 났던 것 같다.


인터넷을 하면서 가끔 일본의 방사능과 관련된 이슈를 볼 때. 문득 이 영상에 나왔던 사람들이 떠오른다. 재난후 내가 잃은 것은 먹거리와 그들에 비하면 터무니도 없이 짧은 여행이지만 그들이 잃은것은 그들의 인생이나 다름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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