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코넬리의 해리보슈 시리즈 1편에 해당하는 블랙에코를 읽은 소감을 짧게 얘기하자면 정말 긴 장편 드라마를 본 느낌이라고 할까? 강하게 끌어당기는 중독성은 없지만 어느정도의 스트레스가 해소될 만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미국 드라마 1시즌을 본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읽은 마이클 코넬리의 소설은 크게 자극적이지가 않았다. 범죄 스릴러에 자주나오는 연쇄살인범도 그다지 등장하지 않았고 (따져보자면 시인에 나오는 범인이 연쇄살인범이었다면 시인외에는 전부 아니었다.) 소재가 참신했던것 같다. 블랙에코도 마찬가지로 조금은 생소한 베트남전쟁 시절에 볼 수 있었던 땅굴이 자주 언급되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그 땅굴속에 들어가 베트공과 싸우고 폭탄을 설치하던 미군을 땅굴쥐라고 하는데 바로 이 땅굴쥐 출신의 형사가 나..
요즘에는 아르바이트 하냐고 피곤해서 책은 거의 주말에만 읽기때문에 흐름이 끊겨서 좀 재미가 반감한면이 없잖아 있었다. 그리고 초반에는 지루하기도 해서 한번에 많이 읽지 못했다. 이제 보면 스토리는 꽤나 뻔하다. 자세히 천천히 읽다보면 단서들은 독자들이 쉽게 알아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일부로 그렇게 적은것인지. 형사들의 '감'이나 '단서'에 대한 무언가를 글로써 표현하고 싶었던건지도 모르겠다. 알게모르게 스쳐갔던 무언가가 결정적인 단서였다라는 사실을 저자는 계속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마이클 코넬리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언가에 꽂혀있다는 생각이든다. 뭐랄까 영감이라고 할까? 자신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읽는 독자들이 어떻게든 알아줬으면 싶은건지 계속 반복적으로 표현을 하는 경우가 있다. 나만 ..
빅슬립에 나오는 필립말로은 꽤나 수다쟁이다. 책 한페이지를 가득채운 그의 수다는 읽는 사람조차 머리 아프게 만든다. 듣는 상대방은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그러나 그의 말은 거짓도 아니고 과시하기위한 허풍도 아니다 그저 비꼬기위한 위트다. 상대방이 현실을 직시하게 만들기 위해 그는 수다를 떤다. 그리고 가끔 그는 반어법을 사용하여 자신이 멍청한짓을 저질렀을때 '얼마나 똑똑한지' 라며 스스로에게까지 빈정거린다. 하지만 그 속내에는 '이런 내가 난 좋아' 라고 흐뭇해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호기심 넘치고 자신감있고 무엇보다 훌륭한 추리력의 소유자이지만 그는 이상하게 여자를 싫어한다. 소설의 첫 부분에도 여자가 끼어들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말을 노골적으로 내뱉는다. 그는 초식남이었나? 소설은 전체적으로 부..
솔직히 검은선 같은 스토리를 예상하면서 읽은지라 꽤 쇼킹했다. 스릴러라고 보기에는 후반부의 판타지가 꽤 강하게 다가오기때문에 서스펜스 판타지 라고 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제목에서 풍겨오는 판타지의 느낌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대충 어떤 스토리 전개가 될지 예상할 수도 있겠다. 물론 나는 책을 다 읽었기때문에 가능한 걸 수도 있겠지만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묘한 이야기였다. 검은선에서도 단순한 범죄를 넘어선 부분을 파고든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지만 같은 맥락에서 이 책에서도 또 다른 세계를 탐험한다는 느낌이들었다. 그러고보니 저널리스트로 꽤 많은 나라를 여행했다고 하던데, 그 경험들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져있어 그의 책들에서 간접적으로 꽤 여러나라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것 같다. [여기부터는 스포일러 포함]..
범죄관련일을 하는 저널리스트들도 책의 좋은 소재인것같다. 지난번 장 크리스토퍼 그랑제의 검은선에도 저널리스트가 주인공이었는데, 이 책에도 마찬가지로 저널리스트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꽤 쉽고 빠르게 읽혔다. 항상 장이 끝나면 다음에 읽으려고 책을 덮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장의 끝 부분마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하는 작가의 재주에 항상 다음장으로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결국 새벽 6시가 되서야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있었는데, 그때는 이미 다 읽은 후였다. 간단한 스토리는 형제의 죽음에 의심을 품게된 한 저널리스트가 그를 가슴에 품는 방법으로 의심의 실타래를 푸는 것을 택한것으로 시작한다. 하나씩 하나씩 엉켜있던 진실을 풀어내면서 놀라운 반전에 다가가게된다. 역시 반전의 최고봉 마이클 코넬리. 책읽다가 심장에서..
문득 책상에 올려져있는 스릴러 소설을 보면서 급 포스팅이 하고 싶어져 컴퓨터를 켰습니다. 다들 그런신지 모르겠지만 저는 읽은 소설이 마음에 들면 같은 작가의 책을 최대한 다 읽어보는 성격입니다. 가장 대표적인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인데요. 신과 나무만 빼고 다 섭렵했죠. 아무튼 그래서 한번 포스팅해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좋아하는 스릴러/추리 소설 작가별 정리 스카페타 시리즈를 빼고 리앤을 논할 순 없다!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 시리즈 대부분의 배경이 미국의 리치먼드이구요. 그 리치먼드주의 법의국장 케이 스카페타를 중심으로한 법의학 스릴러 입니다. 작가가 여자고 주인공도 여자이기때문에 연약하면서도 강한 여성의 심리묘사가 잘 되있는 책이죠. 지금도 약간 그렇지만 한창 빠졌을때는 케이가 인생의 롤 모델..
범인 없는 살인의 밤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유성의 인연 두 권 중 첫 번째 권을 본 것 밖에 없다. 드라마는 유성의 인연과 백야행정도 이고 … 역시나 그의 책은 인기가 많아서 도서관에 남아있는 건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라는 단편집 뿐이었다. 급하게 책을 빌리냐고 처음에 빌렸을 때는 단편인줄도 몰랐다. 단편집은 그다지 즐겨 읽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실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오히려 단편 안에 담겨있는 비상함 때문에 다른 소설을 읽을 일이 더 기대가 되었다. 단편들에 대한 감상을 하나하나 적어보려고 했는데, 적다 보니 모든 이야기가 그랬다.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누군가 죽었는데, 살인자는 없다. 단편 중에 대부분이 악의적인 고의 때문에 사람을 죽이건 아니었다. 충동적이고 그저 ..
건축가들의 20대 나는 지금 졸업반이다. 대학에 들어와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이 3년이 가는 동안 나는 건축과에 들어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건축공부를 하기에 3년이라는 기간은 길지 않다. 4년도 짧아서 5년을 배우는데 3년은 정말로 터무니 없이 적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건축과에 들어오자마자 꽤 바빴었다. 수업과 과제를 소화하기 위해서 일주일의 하루 이상은 날을 새야 했다. 대학에 들어오기 전까지 무엇을 하면서 밤을 새워본 적은 없었다.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고 자연스럽게 건축과에 들어와서 뭔지 모를 과제를 해가며 밤을 지새웠던 것은 나의 첫 열정이었다. 3년간 정말 심경의 우여곡절이 많았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정말 즐거운 건지 아니면 그저 점수를 얻기 위해서 하고 있는 건지에..